교육현상의 철학적 이해
오늘날 학교는 일반적으로 교육 사회학적 관점에서 그 기능과 의미가 분석되고 이해되고 있다. 교육 사회학적 관점이란 학교를 사회제도의 한 형태로서 사회를 지탱하는 적절한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학교가 갖고 있는 사회적 기능이란 자질 부여, 선발과 분배, 정당화 기능 등을 말한다. 자질 부여 기능이란 학교가 성장 세대들에게 정치·경제·사회 생활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을 말한다. 선발과 분배의 기능이란 학생의 능력에 따라 시험들의 과정을 거쳐 선발하고 사회 각 분야에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정당화 기능이란 학교가 기존 사회의 가치와 규범을 학생들에게 내면화시키고 정당화시켜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학교에 대한 교육 사회학적 분석은 학교의 기능을 다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의미에서 학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학교가 갖고 있는 의미와 기능을 충분히 파악할 수는 없다. 여기서 교육 철학적인 학교 이해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교육 철학적으로 학교를 본다는 것은 학교를 기능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본질적인 모습이 무엇이고 본질적 과제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학교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학교의 탄생 과정을 보면 학교는 본래 기성세대인 어른이 성장 세대인 어린이를 위하여 만든 기관, 즉 기성세대가 성장 세대를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기관이다. 여기서 교육한다는 것은 단지 성장 세대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제공하는 것만 아니라, 미성숙한 성장 세대가 어린이를 교육해 어른의 세계로 편입하도록 하는 기관이다. 여기서 학교의 재미있는 구조가 드러난다. 교사와 마찬가지로 학교는 어린이 세계와 어른 세계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학교는 이 두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어린이들이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과 자질과 능력을 배우고 키우는 곳이 학교이다. 동시에 어린이들에게 미래의 세계인 어른의 세계를 알게 해 어른의 세계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다. 마치 양서류인 개구리가 물의 세계와 물의 세계에 동시에 존재하는 것과 같이 학교도 어린이 세계와 어른 세계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
이로부터 우리는 학교의 본질적 과제와 책임을 확인하게 된다. 어린이인 성장 세대를 성숙한 기성세대로 이끄는 것이 학교의 일차적 과제이다. 그것을 위하여 학교는 먼저 기성세대가 지금까지 쌓아 온 가치, 세계관, 삶의 세계를 파악해 교육 내용 화하여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많은 지식과 교육 내용이 그것들이다. 동시에 학교는 그것이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본질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여러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먼저 학교가 어린이들이 행복해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지닌다. 마치 가져오기가 같이 어린이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안주할 수 있는 공간,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곳, 고향과 같이 언제나 돌아가고 싶은 공간, 그곳이 바로 학교란 말이다. 그럴 때 하굑는 어린이 삶의 한 부분 또는 한 공간으로서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음으로 학교는 어린이의 삶을 인도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린이의 삶을 가꾸고, 어린이가 자신을 알게 하고, 그들의 미래 희망을 가꾸는 곳 또한 어린이를 하나의 전인으로, 인간으로 성장시키는 곳이 학교라는 말이다. 어린이들이 학교를 행복한 공간으로 느끼고 생활할 때 그것은 어린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린이가 좋은 경험을 하고 그것을 간직하고 그것이 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 그가 다닌 학교는 분명 좋은 학교일 것이다. 반면 어린이들이 학교 가는 것을 고통으로 생각하거나 학교생활을 불행으로 느낀다면 그 학교는 자신의 본디 과제에 충실한지 진지하게 물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학교와 학교생활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시절로 기억되지는 않고 있다. 이것은 학교가 본디 과제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우리의 학교는 해방 이후 지금까지 사회발전의 기능적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 왔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력을 양성하여 국가 발전에 기여하나 점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한 긍정적인 기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미지가 긍정적이지 못한 이유는 학교가 자신의 본디 기능인 인간 교육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즉 우리의 학교는 지금까지 사회에서 필요한 사람을 만드는 기능에는 충실했지만 자아실현 등 본질적 과제의 실현에는 소홀히 했다. 요즘 유행하는 열린 교육은 학교가 자신의 본디 과제에 충실해지려는 노력을 일환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제 학교는 그의 본래의 존재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 변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학생의 삶을 인도하고 그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본질적 과제와 책임을 재확인하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힘써야 한다. 그러할 때 학교는 비로소 교육의 장으로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담당할 수 있다.
'교육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험 (0) | 2024.08.24 |
---|---|
지식 (0) | 2024.08.24 |
학생 (0) | 2024.08.24 |
교사 (0) | 2024.08.24 |
교육현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 (0) | 2024.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