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도덕성에 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교육뿐만 아니라 철학이나 윤리학 분야에서도 있어 왔다. 그러나 교육과 관련된 도덕성 논의는 항상 그것의 형성·발달 과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이 다르다.
도덕 발달 이론가들의 주된 관심사는 인간이 어떤 단계를 거쳐 도덕적으로 성숙하여 가는가를 밝히는 데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입장을 가진 학자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피아제와 콜버그(L. Kohlberg)를 들 수 있다. 이들은 연령에 따른 도덕 발달 과정을 알기 위해서 여러 문제 사태에서 대상자들이 어떤 형태로 규칙적인 반응을 하는가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인간의 도덕성은 인지적 발달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순서의 단계를 거쳐 발달해 나가며, 각 단계는 특유한 도덕적 판단의 구조를 가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도덕성 발달단계는 인지 발달로 가 마찬가지로 단계마다 양적인 변화가 아니라 질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발달해 나간다. 발달단계의 순서는 누구에게나 도일하며, 도덕 판단의 구조는 특수한 상황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모든 상황에 똑같이 적용된다.
피아제에 의하면 인간의 도덕성 발달은 그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의 이론에서의 도덕 발달과 인지 발달은 병행하므로 사회적 경험에 의해 새로운 인지구조가 기존의 구조에 통합되어 인지능력이 발달하면 도덕성도 더 높은 수준으로 발달한다는 것이다.
콜버그는 피아제의 이론을 계승, 발전시켰지만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난다. 콜버그는 아동이 규칙을 따르는 것이 피아제가 주장하듯 규칙이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서라기보다는 벌을 피하고 상을 받으려는 의도에서라고 하였다. 또한 콜버그는 피아제가 도덕적 판단의 단계를 타율적 도덕성과 자율적 도덕성으로 양분한 것은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즉, 피아제는 인지적 발달단계 중형 식적 조작기로 넘어가는 10~11세 사이에 일어나는 도덕 발달의 변화만을 중시한 데 비해, 콜버그는 아동의 도덕적 발달은 지적 발달과 마찬가지로 적어도 16세까지는 계속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가정하에서 그는 연구 대상을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에게까지 확대했다.
콜버그는 대상자들에게 도덕 행위의 동기, 인간 생명의 가치, 판단의 상대성 등 도덕적 갈등 이야기를 제시하고 자신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반응할지를 물은 다음, 그 응답을 분석하였다. 따라서 콜버그가 제시한 인간이 도덕적으로 완성되어 가는 도덕성 발달 과정인 의 사고체계는 다음과 같다.
<수준 1 : 인습 이전 수준>
이 수준의 어린이는 도덕적 규칙이나 선악의 개념을 알고 있으나 도덕적 준거는 도덕적 규칙을 강요하는 권위자의 힘이나 권력 또는 자신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과 관련해서 해석한다. 이 수준은 다음과 같이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 단계 1: 벌 · 복종에 의한 준수. 행위의 물리적·신체적 결과가 선악의 기준이 된다.
- 단계 2: 욕구 충족 수단으로써의 도덕 준수. 실용적인 관점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들어주며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도덕을 지키게 된다.
<수준 2 : 인습 수준>
이 수준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고려한 사회 지향의 도덕성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수준에서는 가정이나 집단 혹은 국가의 기대에 따르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수준은 극도로 타인 지향적이기 때문에 가지 자신에 대한 기대나 사회의 질서에 단순히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충실히 따르고자 하며, 그 질서를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정당화하고, 그 질서와 관련된 개인 및 집단과 자기를 동일시한다. 이 수준은 다음과 같이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 단계 3: 대인관계 조화와 수단으로써의 도덕. 올바른 행위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고 도와주는 행위이며 좋은 의도로 그런 일을 했다는 생각이 중요시된다.
- 단계 4: 법과 질서의 수단으로서의 도덕. 권위나 고정된 규칙, 사회질서 유지의 중요성을 느끼고, 주어진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행동이다.
<수준 3 : 연습 이후 수준>
이 수준은 가장 진보된 수준으로 행동의 판단은 사회의 법 자체보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원리에 따른다. 이 수준은 다음과 같이 두 단계로 나누어진다.
- 단계 5: 사회계약으로서의 도덕. 법이 중요하지만 사회적 용도에 대한 여부에 따라 법이 바뀔 수도 이싿고 생각한다.
- 단계 6: 보편적인 도덕원리에 대한 확신으로서의 도덕. 올바른 행위란 스스로 선택한 도덕원리에 따른 양심의 결단으로 정의된다.
콜버그의 단계를 보면 단계 1.2에서는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사실적 결과가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 단계 3 사실적 결과의 범위가 대인관계나 사회 전체로 확대될 뿐 여전히 구체적인 결과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단계 5 구체적인 판단 근거에서 벗어나 그 근거 자체가 타당한가에 관한 합리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사고의 결과로 사람들은 구체적인 사실적 결과와는 무관한 보편적 도덕원리에 의하여 지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된다.
콜버그는 어린이의 도덕적 수준은 부모나 동료집단을 모방함으로써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사회환경 사이의 인지적 상호작용에 의해서 형성되기 때문에 어린이를 자신의 도덕적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도덕 철학자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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