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주의는 19세기의 합리주의적 관념주의와 실증주의에 반기를 들고 출현한 철학적 사조이다. 혹은 의미를 추구하는 철학을 말한다. 그러나 실존주의는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므로 일반적인 특징을 요약하여 제시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반적으로 현대적 의미의 실존주의는 키르케고르에서부터 시작되어 니체, 하이데거, 야스퍼스, 사르트르 등에 의해서 널리 유포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실존이라는 말은 진실 존재 또는 현실 존재에서 유래된 것으로서 진실하고 현실적인 인간존재를 의미한다. 실존이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존재로서 어떤 일반적인 속성으로 해소할 수 없는 단독자로서의 존재이다. 따라서 실존은 관념론과 대립한다. 또한 실존은 객관적으로 파악될 수 없는 내면적이며 자각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실증주의도 거부한다.
회합이나 스콜라 철학은 일반적으로 본질을 존재보다 우선시한다. 즉, 그들은 본질이 존재에 앞선다고 보고, 존재는 본질에 의해 도출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들은 본질의 탐구를 철학의 주된 과제로 삼았다. 그런데 본질을 우선시할 때 우리는 인간의 주체적이며 역사적인 존재 양식을 파악할 수 없다. 개체의 고뇌와 격정에 휩싸여 있는 생의 본질에 의해서보다는 실존에 의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실존주의의 입장이다.
이와 같은 실존주의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그러나 현대 물질문명 속에 매몰되어 비인간화되어 가는 현실 속에 주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물질만능의 풍조와 이기주의의 팽배, 관료화, 대중화 등 현대 사회의 특징 등은 인간을 기계화 조직의 부속품으로 전락시켜 비인간화시켰다. 실존주의는 일반적으로 전체성의 대비 개념인 개체성, 지식뿐만 아니라 감정이나 의지뿐만 아니라 감정이나 의지까지도 포함한 체험의 세계를 중시한다. 그리고 엄연한 사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존재의 불합리성, 자기 삶은 스스로 개척해 가는 데 행사해야 할 선택의 자유와 결단, 인간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불안, 죽음, 우울, 그리고 두 자유로운 개체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할 공감적 관여의 문제 등을 철학의 연구 주제로 삼는다.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적 주장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철학은 철학적 문제를 다룸에 있어 전통적 철학처럼 객관적 입장에서 임해서는 안 된다. 철학은 인생 말년의 문제와는 열정적 회전이어야 한다. 특히 죽음의 필연성, 고통과 사람의 환희, 선택과 현실성, 자유의 경험 및 인간의 관계 허무 성 효과성과 대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실존주의는 존재가 본질에 선행된다고 단정한다. 먼저 사물이 존재하고 뒤에 인간은 이를 해석하고, 그에 의미를 부여한다. 우주 자체는 그 자체로서는 의의나 목적을 지니지 않고 있다. 사람은 우주 계획의 일부가 아니다. 인생은 세상에서 살기는 하지만 그 일부분이 아니다. 오히려 그로부터 이탈된 존재이다. 인간에게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그는 세상을 초월하는 동시에 죽음을 통하여 이를 극복해야 한다. 이 난이 우주적 체계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게는 절대적 자유가 있다. 따라서 인간은 자기 행동 전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또한 인간은 자유를 지리고 있기 때문에, 그 자신을 형성하는 것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이 점에서 철학자는 관망자만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동시에 자신의 견해에 정열적으로 충성을 다하는 자이다. 이 자유를 저해하여 사람을 비인간화하는 20세기의 모든 경향을 폭로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실존주의 철학자에 속하는 사람들로서는 앞서 언급한 이들 외에 마르셀, 파스칼, 벼르다 에프 등을 들 수 있다. 문학가로서는 카프카, 도스토옙스키, 카뮈를 들 수 있다. 신학자들로서는 부부, 틀리게, 네이버 등이 있다.
실존주의는 논리와 관념을 거부하기 때문에 기존의 철학처럼 체계적인 통일된 철학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실존주의 교육철학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와 같은 실존주의의 주장이 현대 교육에 시사하는 의미를 밝힐 수 있을 뿐이다. 일반적으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실존주의는 개별화된 현존재의 인간을 문제로 삼는다. 그리고 인간의 자유를 강조하기 때문에 교육의 비인간화 경향에 대비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고 하겠다.
실존주의와 입장에서 교육의 제 문제를 비교적 체계적으로 논의한 사람은 볼로 우리(O. F. Boll now)다. 그는 「실존철학과 교육학」이라는 저서를 통해서 실존에 맞는 새로운 교육관을 정립할 것을 역설하였다.
볼로 우는 을 강조하면서 교육에서의 만남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그에 의하면 실존적 개념의 만남은 예측도 하지 못하였고 예견도 못했던 사건의 돌발로 삶의 새로운 방향을 취하게 됨을 뜻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만남은 전통적 개념과는 상당히 대립하는 개념이다. 한 학생이 어떤 교사와 어떻게 만나게 되느냐에 따라 그의 인생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볼로 우의 생각이다. 이와 같은 실존철학이 교육에 시사하는 바를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실존주의는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따라서 사회규범과 규율에 예속되어 무조건 복종하는 개인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독립적으로 창조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인간을 요청한다. 그러므로 생활 적응 교육이나 사회화 등 비인간화되어 가도록 조장하는 전통적 교육 방법을 거부한다.
개인의 자유와 주체성을 강조한다. 실존주의는 인간은 스스로 그 삶을 영위해야 할 자유와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교육에서도 자아 형성이나 인격 완성도 학생 개인이 스스로 개발하도록 조장해야 함을 강조하게 된다. 교사와 학교의 계획과 통제에 의해서, 즉 교육체제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교육 내용이 학생들에게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교육체제에 의한 교육의 비인간화를 실존주의는 거부한다. 이와 같은 주장은 오늘날 교육의 본질에서 벗어난 우리의 입시 위주의 교육을 반성하게 한다.
교육의 목적이 외적으로 규정되는 것을 거부한다. 실존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중시하기 때문에 교육이란 자기 형성의 과정으로 본다. 따라서 교육의 목적이 학생 자신이 아닌 외부로부터 결정되는 것을 거부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현명하게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의 고민과 갈등 등 여러 가지 심리적 감정들을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학생을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실존주의는 지적 교육보다는 정의적 교육, 가치교육을 중시하며 인간 중심의 교육 방법을 강조한다. 특히 교사와 학생 상호 간의 인간적 만남을 중시한다.
이처럼 실존주의는 우리 교육에 많은 시사점을 주었지만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실존주의는 인간의 자유를 강조하지만 자유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만남의 강조나 인간주의 교육 방법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방법에 대한 구체적 실천 수단에 대해 적절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체계적인 교육이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 교육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안으로서는 미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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