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과 교육

중세시대의 교육

 

 

르네상스시대에서 리얼리즘시대까지

시대적 배경

  종교개혁은 르네상스 운동으로부터 영향받아 나타난 첫 번째 결실이다. 르네상스 정신을 이어받은 종교개혁은 인간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강조하며, 전통과 중세적 질서로부터 인간을 해방하는 움직임을 강화하였다. 오직 믿음(sola fied), 오직 은총(sola Gratia), 오직 말씀(sola scriptura)으로 확인되는 종교 개혁적인 특징은 신과 인간의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관계와 내면적인 신앙만이 종교적 삶의 바탕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의 체험과 양심과 이성적 판단과 종교적 책임을 중요시하였다. 제도적 교회의 전통과 권위는 더 이상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되었다. 이렇게 볼 때 종교개혁은 "인간의 발견"이란 르네상스의 일반적 성격을 이어받아 "종교적 주체로서 인간의 발견"이란 성격으로 승화시켰고, 인간이 중심이 되는 기독교 사회로 이행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역설적인 것은 종교개혁이 일차적으로 종교의 개혁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세속적 삶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세속화 과정을 촉진하고, 생활과 의식의 개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종교개혁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사실 르네상스나 인문주의보다 종교개혁이 사람들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국민들의 삶과 문화, 언어, 학문, 그리고 교육에까지 국민들의 전체 삶의 영역에 침투해 그것을 변화시켰다. 모든 국민들이 종교적인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삶의 영역에서도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활동하도록 이끌었다. 즉 종교개혁은 유럽에 개신교회의 탄생을 가져온 것뿐만 아니라, 문화, 사상, 사회, 정치, 교육 전반에 걸친 개혁을 함께 수반하였다. 그 때문에 종교개혁은 당시의 르네상스, 인문주의 문화운동과 나란히 중세의 종말과 근세의 시작을 가져온 역사적 운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종교개혁 가증의 세속적 삶에 대한 관심은 그들의 신학적 논리가 뒷받침하였다. 그들은 세계의 구언이 단지 교회 내의 영의 세계 구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속세의 구원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속세의 구원은 이 세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기독교인들이 속세에서 여러 직업에 종사하며 그곳의 구원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보았다. 르네상스 운동이 시민계층의 일부 정신적 엘리트들에 의해 주도되었다면, 종교개혁은 모든 대중이 관련되고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정신사적이고 교육사적으로 차지하는 의미가 과소평가될 수 없다.

 

 

종교개혁시대의 교육

 만인제사장설과 교육의 대상영역 확대

  구교에서는 교회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서 이를 매개하는 기관으로 이해되었고,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는 교회에 의하여 해석되어 신자들에게 매개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일반 신도들은 독자적으로 성서를 읽고 이해하고 해석할 직접적인 필요가 없었고 이것을 위한 교육은 더더욱 요청되지 않았다. 그러한 구조 속에서 일반 신도와 사제 사이에는 계층적인 차이가 존재하였으며 교육은 사제의 전유물이 되었다.

  종교개혁은 이러한 기존의 입장을 거부하고 모든 기독교인이 사제의 중재 없이 독자적으로 하나님의 계시를 받을 수 있으며,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를 읽고 해석할 수 있음을 천명하였다. 종교개혁은 사제와 일반 교인 사이의 계시를 받고 사제로서의 직분을 감당해야 한다는 이른바 "만인 제사장"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일반 교인들이 이러한 제사장으로서의 직분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말씀을 이해하며, 이를 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해야 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교육이 필수적으로 요청되었다. 이렇게 종교개혁은 교육의 대상 영역을 소수의 사람에게서 모든 사람에게로 확대했다고 할 수 있다.

 

 

성서중심의 산학과 교육의 중요성

  종교개혁가들은 믿음을 하나님의 "말씀"인 성서와 본질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성서에 기록된 대로 믿음은 들음, 즉 말씀의 들음에서 오는 것이므로 믿음은 말씀과 불가분리의 관계 안에 있음이 그들에 의하여 강조되었다. 바로 이점이 종교개혁가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던 근거이다. 종교개혁가들은 성서를 가장 중심에 놓음으로써 성서에 대한 바른 이해와 바른 해석을 또한 중심에 놓았다. 그런데 성서를 바로 이해한다는 것은 성서를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적인 훈련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종교개혁의 성서 중심 신학이 필연적으로 "교육"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신학적인 근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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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장 확대

  종교개혁과 더불어 교육의 장이 확대되었다. 중세에는 교회가 교육의 구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학교는 대부분 교회에 속한 기관이었고 교회의 교육적인 권위는 부모의 교육적인 권위에 우선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개혁가들은 근본적으로 '교육의 장'에 대하여 새로운 사고를 전개하였고, 그 결과 교육의 장을 "교회"에서 "가정"과 "학교"로 확대하였다.

  먼저 개혁가들과 더불어 교육의 장으로서 "가정"의 의미가 새롭게 평가되었다. 가정을 교육의 가장 영향력 있고 비중 있는 교육의 장으로 승격시킨 개혁가는 누구보다도 루터라고 할 수 있다. 루터는 가정이 가장 중요한 교육의 장이며, 부모야말로 최고의 교육적 권위와 책임을 갖고 있음을 신학적으로 정립하였다. 먼저 그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교육이 "하나님의 명령"이라고 말하고, 부모는 자녀의 육체적 평안과 세상에서의 안녕만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그들에게 말씀을 접하게 하고, 이를 통해 자녀의 영적인 구원에까지 관여해야 하는 과제를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종교개혁과 더불어 무엇보다 커다란 개혁을 경험한 교육의 장은 학교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대상을 소수의 성직자에게서 모든 사람에게로 확대하고, 교육의 목적을 "교회"의 유지와 존립뿐 아니라 만 아니라 "세상 나라"의 평화와 질서유지라는 차원으로 확대하여 보았던 종교개혁가들은 교회뿐만 아니라 "세상"을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루터는 통치자들이 국가를 바로 보존해야 할 의무가 있고, 국가를 바로 보존케 하기 위해서는 성장 세대를 바로 교육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따라서 통치자들과 국가에 교육의 의무가 있음을 주장하였다. 그리하여 국가 차원에서 학교를 세우고 그곳에서 모든 시민의 자녀들을 교육해야 한다는 공교육의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그의 국가 주도의 공교육 개념이 종교개혁 이후 오늘날까지 유럽 사회에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이 점에서 루터는 서구에서 공교육의 아버지로 평가되고 있다.

아퀴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