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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eles, Alex
인켈스의 생애와 업적
코넬대학교·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학위를 받고 하버드대학교·스탠퍼드대학교 교수를 지냈다. 소련 사회연구의 제1인자로서, 특히 인켈 서가 주임연구원으로 있던 하버드대학교 러시아연구소의 '소비에트 사회체제연구' 프로젝트는 소련에서 망명해 온 사람에 대한 대규모의 면담 조사를 통하여 소련의 사회구조와 사회심리를 실증적으로 해명한 획기적인 조사연구였다. 그 후 개발도상국의 근대화 연구에도 착수, 이를 바탕으로 한 현대사회의 변동에 대한 수렴화와 대한 연구를 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있다.
발전교육론과 근대화이론의 사회적 배경
발전교육론은 사회의 변동에서 교육이 담당하는 역할을 이론화하고 있다. 즉 발전교육론의 입장에서 보자면, 교육은 사회의 변동을 선도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며 사회변동이 쉽게 진행되도록 사회변동의 진행에서 발생하는 갈등 요인을 완화하여 주는 촉진제의 역할을 한다. 여기에서 교육이 선도하고 촉진하는 '발전'의 양방성, 즉 발전교육론에서 '발전'의 방향성은 '사회변동'의 방향성과 합치한다. 이것은 발전과 사회변동에 일정한 지향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발전' '사회변동'이라는 용어는 동일한 개념적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사회변동'과 '발전'을 동일한 의미로 간주한다는 것은 사회변동의 방향이 '발전'이라는 것을 뜻한다.
사회변동의 문제는 사회학이 학문적으로 자리 잡던 초기부터 콩트, 뒤르켕, 베버, 마르크스 등의 연구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사회변동의 문제가 이론으로 구축되어 집중적으로 논의, 연구되기 위해 시작한 것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구조기능주의의 입장에 서 있는 학자들이 제삼 세계의 사회변동과 발전을 논의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서구자본주의 제국의 식민지 상태로부터 독립한 아시아,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들이 '제삼 세계'로 등장하면서 이들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 즉 선진 자본주의 국가와 경제적으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서 정치적 자주 및 경제적 자립 등을 추구해야 하는 문제들이 바로 '근대화' 혹은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표현된 것이다.
즉 지난 수 세기 동안에 서구에서 일어난 사회변동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한 선생독립국 혹은 저 개발된 후진국들에서 어떻게 하면 그대로 일어날 수 있는가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주로 구조기능주의의 입장을 공유하는 사회학의 진영을 중심으로 1960년대에 이르러 '근대화 이론'으로 정립된 것이다.
인켈스의 근대화이론
근대화 이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냉전 체제가 야기한 소련과의 갈등 속에서 제삼 세계 국가들에 서구 사회 체제의 장점을 부각하고 마르크스주의적인 사회이론에 대한 대안이다. 근대화 이론에 따르면 제삼 세계 발전의 지향점은 '근대화'이다.
근대화 이론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제삼 세계의 사회변동이 어떤 사회적 요인들에 의하여 근대화의 방향으로 진행되는가 하는 문제이다. 근대화 이론에서 제삼 세계의 저개발국가 지향하는 근대화된 사회의 모형은 서구 선진 산업사회이다. 따라서 저개발국가 지향하는 근대화의 방향은 주로 산업화를 겨냥한 경제발전이 중심이 되면 이러한 경제발전의 저변으로서 사회의 발전이 언급된다. 근대화의 중심 과제와 방향이 서구 선진 산업사회를 모델로 한 산업화라고 하는 것은, 결국 근대화 이론에서 제시하는 발전된 사회체제의 모형이 다름 아닌 서구의 자본주의 체제라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제삼 세계에 대한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효율적인 이식(移植)을 통하여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 사회의 자원과 자본 및 기술을 어떻게 개발하고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게 될 것인가를 논의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경제의 발전을 위한 인적 자원을 어떻게 육성하고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이 지점에서 근대화 이론은 '인간 자본론'의 이론적 지원을 받아 발전교육론의 이론적·실천적 정립을 이루게 된다.
인간 자본에 따르면, 한 사회의 발전 내지 경제 성장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구성원을 교육으로 노동 생산력을 갖춘 인적 자본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육은 인간 자본론에 근거하여 볼 때, 거시적으로는 산업의 발전과 경제 성장에 필요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경제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을 인간 자본 곧 사회구성원의 인적 특성에서 찾는 인간 자본론의 개체주의적 방법론은 근대화 이론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근대화 이론에 의하면 한 사회의 발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회가 지닌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내부요인이다. 이러한 내부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결정 변수는 그 사회성원의 사회심리적 인성 특성이다. 즉 사회의 발전에서는 외부적인 변인들보다 사회성원이 어떠한 인성적 특성과 가치관을 소유했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켈서는 근대화된 사회를 측정하는 척도로서 사회성원의 근대성 혹은 근대적인 가치관을 목록화하여 제시하였다. 엔텔스에 따르면 사회성원이 지니고 있는 근대성, 근대적 가치관의 정도에 따라 그 사회는 근대적인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 엔텔스는 근대인(modern man)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①의견분류(realm of opinion)
②개혁과 변화에 대한 개방(openness to innovation and change)
③시간(time)
④계획성(planning)
⑤유효성(efficacy)
⑥계산성(calculability)
⑦위신(dignity)
⑧과학기술에의 신뢰(faith in science & technology)
⑨배분적 정의(distributive justice)
즉, 인간적 자세, 태도, 사고 등과 같은 의식적인 측면이 발전을 위한 기본적 요소로서 중요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인켈 서가 제시한 근대성의 인성 척도에서 두드러지는 요소는 사회의 진보에 대한 낙관적인 믿음과 인간의 이성에 의하여 사회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이다. 이것은 18세기이래 서구 사상에 면면히 흐르는 '이성주의'와 '진보주의'의 산물이다. 여기에서 대상 세계를 이성적으로 계산하고 통제할 수 있다고 보는 '실증주의'와 '과학주의'가 깔려있다.
인켈 서가 제시한 사회성원의 '근대적 인성 특성'에 관한 논의는, 베버가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적인'에서 개인의 사회심리적인 인성 특성으로서의 청교도 윤리가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형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파악한 것과 같은 논지를 갖고 있다. 베버에 따르면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성립은 '생산의 합리적 조직'을 목표로 삼는 사회체제 전반에 절친 '합리주의'의 적용과 확산에 의해 이루어졌다. 마찬가지로 근대화 이론에서도 근대 사회의 성립은 사회성원의 근대성 내지는 근대적 가치관이 사회체제와 상호작용 전반에 걸쳐서 확산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제삼 세계에서의 서구 선진 자본주의 체제의 정립은 사회 성원이 자본주의 체제에 적합한 인성을 획득함으로써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인켈 서가 제시한 근대적 인성의 중심 요소는 사회성원의 '합리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근대화된 사회의 적도로서 제시되는 '합리성'의 개념은 18세기 계몽주의에 뿌리를 둔 과학주의에 기초한 것으로, 사회체제의 합리화가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성립을 이루는 중심 요소라는 것은 베버의 중심 된 주장이기도 하다.
베버의 전통을 따라 인켈 서가 제시한 근대적 인성 특성은 근대화된 사회를 이루는 데 필요한 내적 변인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러한 인성적 특성은 종국적으로는 한 사회의 경제발전을 끌어낼 수 있는 인상적 특성이다. 따라서 경제 발전에서 중요한 관건은 합리적인 정책의 결정과 실행에 의하여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는 정책 능력이다.
결론적으로 근대화 이론을 종합해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근대화 개념은 근대화된 사회의 모습을 '서구의 사회' 즉 서구화로 본다. 따라서 근대화된 사회의 모습이 전 세계 어디서나 실현되어야 할 동질적인 최종 산물이 된다. 발전이란 근대성을 후진적인 전통적 지역에 전파, 확산시킴으로써 달성된다. 즉 확산 주의를 채택한다.
둘째, 근대화된 사회와 대비되는 것이 제삼 세계의 전근대적인 사회, 즉 전통사회로 본다. 근대화된 사회에는 전통사회의 요소들을 모두 폐기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것은 제삼 세계 국민들에게 자신의 전통문화, 전통 사회적 요소들을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바라보는 태도와 사고를 형성할 위험이 있고, 서구 사회를 바람직한 것으로 동경하도록 할 가능성이 짙다. 이 점에서 근대화 이론이 서구사회의 '자민족 중심주의적 이론'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셋째, 근대화 이론은 제삼 세계의 사회구조, 즉 완전히 근대화되지 않은 사회구조를 '이중사회'로 본다. 이중사회란 전통적 구조와 근대적 구조가 서로 아무런 관계없이 공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이중구조 내지 이중사회가 발전에 한계를 가하고 있다.
넷째, 근대화 이론은 사회변동의 분석단위를 하나의 국가인 '민족국가'로 잡는다. 즉 세계 속의 각각의 국가 혹은 사회는 고립된 것으로 가정하여 변동의 요인도 내부적 요인에만 국한한다. 따라서 제삼 세계가 덜 발전되거나 근대화되지 못한 원인도 제삼 세계 사회 자체의 내부적 요인으로 설명하게 되므로 제삼 세계의 저 발전성 자체의 원인은 제삼 세계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