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교육 읽기

삼국시대의 교육

 

삼국시대∽고려시대

 

 한 시대 한 사회의 교육을 이해하는데 학교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은 나름대로 유용성을 지닌다. 그러나 교육이 반드시 학교라는 틀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을 아니라고 할 때, 학교 중심의 교육사 서술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육의 발전 여부를 판단하는 준거로서 학교의 완비 정도로 문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와 같은 학교 중심의 관점은 교육사의 본질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점은 한국 고대 교육사 기술에 있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특히 신라의 교육과 관련하여, 왜 신라에서는 학교의 창설이 늦었는가 하는 식의 문제 제기는 마치 신라교육의 후진성을 암암리에 시사하는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한 나라의 교육은 학교 제도의 완성도로 가능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교육의 역동성은 학교라는 틀을 벗어났을 때 더욱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역설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은 바로 신라의 교육에서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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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 육사에서 삼국시대의 교육은 가장 독특하다. 삼국시대 교육의 특징은 대체로 "문무의 균형" , "심신의 조화", 자·덕·체육"의 병행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은 이후의 한국 교육의 역사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부분이다. 이러한 삼국시대의 교육은 지금처럼 편협한 우리 교육의 현실에 비춰 봤을 때 하나의 귀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삼국시대의 교육은 그들이 임의로 선택한 것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이 처해 있었던 시대적인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한 마디로 삼국시대의 교육은 삼국의 각축이라는 시대적인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것은 삼국의 교육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는 데 원인이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통일신라시대부터는 거의 전적으로 중국의 교육제도를 모방하게 됨에 따라 유교 경전과 문학의 학습이 교육의 주된 내용을 차지하게 됨으로써, 삼국시대 교육처럼 역동적이고 균형 있는 교육은 더 이상 어렵게 된다. 특히 고려시대에 과거제도가 도입된 다음부터는 문약(文弱)으로 흐르게 됨에 따라 교육은 서적의 암기나 글짓기 능력 함양과 같이 시험 위주의 학습으로 변질되게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 다룬 삼국시대 교육은 공식적인 제도교육을 중심으로 살핀 셈이었다. 하지만 당시 삼국민들에 교육적 영향력을 미친 요인은 이것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당시의 무형 식적 교육의 영역으로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이다. 종교가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삼국은 공통으로 불교를 받아들였다. 물론 그 수입 경위와 보편화 과정에 있어서 차이는 있었을지언정, 불교는 당시 삼국민 모두의 가치관 형성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그중에서도 쉽게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불교의 자비, 인과응보, 호국 등의 사상은 현실 생활에서 그들의 의식을 규율하는 원천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불교뿐만 아니라 무속 사상의 영향도 컸을 것이다. 특히 무속 사상은 우리 민족의 의식의 원형이었다는 점에서, 이것이 지닌 교육력은 대단히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남에게 해를 입히면 결국 그 화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무속적 사고방식은 불교의 인과응보 사상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삼국민의 의식 속 깊이 내면화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에 어떤 형식교육도 이보다 더 큰 영향력을 지닐 수는 없었을 것이다.

통일신라의 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