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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역사

조선시대 교육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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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의 교육

삼국시대∽고려시대의 교육 시대적 특징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은 이전의 고대국가를 운영하였던 원리에서 탈피하여 중세 국가로서의 고려를 통치하기 위한 새로운 원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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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시대의 교육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시대의 학교 제도가 어떠했는가를 아는 것이 지름길이라는 생각은 대단히 안일한 사고방식이라는 점을 앞서 지적하였다. 이 점은 지금까지 살펴본 조선시대의 교육에서 보다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관학들은 거의 유명무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의문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왜 조선시대에는 그런 학교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오늘날 같으면 학교가 제구실하지 못할 경우 곧 문을 닫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때, 조선시대의 학교 정책은 잘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앞서 살핀 것처럼, 모든 유교 사회가 그러하듯 조선시대 역시 학교는 "교화의 근원"이었다. 그런데 학교가 중시되었던 것은 그것이 수행하는 실제적인 교화 기능 때문이라기보다는 학교 자체가 바로 교화에 대한 국가 의지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학교는 오랑캐나 짐승의 나라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유교 국가임을 자부할 수 있는 근거였던 것읻.ㅏ 따라서 설령 제 기능을 못 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학교는 없앨 수 없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조선시대 교육의 실상은 오늘날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입시 중심의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병폐들, 즉 제도교육의 불신, 사교육의 선호, 암기 위주의 학습, 도덕교육의 소홀, 예상 문제집의 범람 등의 현상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조선시대 교육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물론 조선시대 교육이 과거 공부 일색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사림(士林) 집단처럼 당시의 과거(科擧) 지향적인 세태 속에서도 순수하게 성리학을 연구하고 이를 토대로 심신 수양을 추구한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사람은 조선 초 성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대두된 양반 유학지식인들로서, 이들은 관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과거 공부를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대신 지식인으로서의 교양 함양을 위하여 성리학 공부에 몰두하였다. 이들은 학문 연구와 후학 교육을 위해 서재와 서원을 세웠으며 체득한 바를 그 지역사회에서 실천하고자 노력하였다.

 

  조선시대에는 과거 공부를 위주로 했던 부류와 성리학 연구 및 인격 수양을 목적으로 했던 부류가 공존했었음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당시에는 과연 어느 쪽이 대세였는가? 지금까지는 후자가 조선시대의 교육문화를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리하여 조선시대는 교육문화의 모범으로서, 오늘날 우리가 본받아야 할 교육의 시대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당시의 교육문화에서 사람들이 차지했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당시의 사람들은 오늘날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탈피하여 교육의 참 의미를 추구하려는 "대안교육" 집단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소수였다(물론 사람의 비중이 지금의 대안교육 집단보다는 훨씬 컸을 것이다). 요컨대 조선시대 교육문화의 대세는 어디까지나 과거시험의 문화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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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조선시대 교육과 현대 한국 교육은 닮은 꼴임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현실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서도 두 시대는 닮은 점이 있다. 즉 조선시대 실학자들의 교육개혁 사상이나 오늘날의 교육 개혁론은 주로 시험제도의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러한 교육개혁 주장에도 불구하고 두 시대의 교육 현실은 요지부동이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이 말은 곧 오늘날 우리의 교육 개혁론 수준이 조선시대의 그것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흔히 교육사 탐구 목적이 옛 교육으로부터 어떤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주로 교육사상가들의 교육이론에서 지혜를 얻으려 했던 감이 없지 않았다. 물론 이것 역시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으나, 특히 오늘날 우리의 교육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통 시대의 교육 경험으로부터 그 실마리를 찾아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지금의 우리 교육 현실과 가장 흡사한 조선시대의 교육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지금의 우리보다 앞서 시험 위주의 교육문화 속에서 살았던 선배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우리는 그들이 겪었던 실패로부터도 지혜를 얻어내야만 한다. 그 지혜란 국가의 어떤 교육정책도 국민들의 기대와 배치를 얻어내야만 한다. 그 지혜란 국가의 어떤 교육정책도 국민들의 기대와 배치될 때는 절대 성공을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이다. 조선시대에 학교 교육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것은 학교가 과거 준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던 당시 학생들의 기대를 무시한 채 국가의 관심사인 교화만을 위해 일방적으로 학교 교육을 이끌어 가려한 데 원인이 있었다. 과거제를 실시함으로써 과거 합격이 사람들의 지상목표가 된 상태에서 도덕적 인간이 되기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국가의 주문은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수밖에 없었다.

 

 


  혹자는 교육을 수단시했던 조선시대 학생 및 학부모들의 의식이나 행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앞으로 몇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이 지금의 우리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만큼 적절치 못하다. 한 개인의 운신에 적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시험제도 하에서 살게 될 경우 여느 시대에서든지 마찬가지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모습은 한 시대의 사람들은 그 시대의 삶의 조건들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점을 이해해야만 한다.

 

 

실학자들의 교육개혁론

조선시대 교육의 실상 22024.09.04 - [교육의 역사] - 조선시대 교육의 실상 1조선시대의 교육 공부 방법: 시험 문화  교육을 수단으로 인식하게 될 때 그것의 선택 기준은 당연히 효율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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